안녕하세요. 바다라임입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셨나요? 날씨가 따뜻해서 이곳저곳으로 나들이를 많이 가지 않으셨을까 싶네요.
오늘 들고 온 건 영화 '럭키, 아파트'의 후기입니다. 감각적인 포스터에 눈이 가서 어떤 내용일지 찾아보지도 않고 바로 예매해서 보고 왔어요.
이건 영화가 아니라 사회 문제 고발 르포가 아닐까
선우(손수현 역)는 동성 연인인 희서(박가영 역)와 함께 삽니다. 선우가 돈을 보태고 좀 무리해서 희서가 아파트를 장만했는데 갑작스럽게 선우가 실직하죠. 대출 이자는 날로 높아지는데 빌라에서 살 때 집주인이 이들을 내쫓기 위해 동성 연인임을 아웃팅하면서 괴로웠기 때문에 아파트를 사서 간 건데요. 여기서의 생활도 생각만큼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있는 시간이 좀 더 긴 선우는 집에 이상한 냄새가 나는 걸 알아차립니다. 처음엔 쓰레기 문제인 줄 알고 음식물도 비우고, 청소도 하고, 화장실 문제인가 싶어 락스를 뿌려가며 박박 닦았어도 냄새는 사라지지 않죠. 이 문제로 관리실, 동대표와 설전이 오가는데 거기서 마저도 이들의 정체성을 두고 시비조로 말합니다. 그들은 어떤 피해도 주지 않았는 데도요.
그러다 결국 집에서 나는 악취의 원인을 찾게 됩니다. 그 문제를 두고 동대표 및 아파트 주민과 본격적으로 갈등을 빚게 됩니다. 안식처여야 할 집이 가시방석이 됐는데도 주인공들에게 손가락질하기 바쁘죠.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란 말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내용을 짧게 소개했지만 이 영화는 단지 동성 연인인 선우와 희서의 삶만 조명하는 건 아닙니다. 좋은 장녀 역할에서 벗어날 수 없는 희서, 엄마와 연이 끊긴 선우, 악취의 원인을 찾다가 알게 된 냉혹한 현실 등등. 이 모든 게 작은 연결 고리로 이어져 있는 아주 커다란 하나의 문제라고도 볼 수 있거든요.
비록 몇몇 대사나 장면들은 너무 작위적이라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요! 저는 이 영화를 보고 참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나와 오랫동안 함께할 사람을 정하고 가족이 된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잖아요. 거기다 꼭 성애적 의미가 아니더라도 믿을만한 사람과 공동체적 생활을 할 수도 있는 거고요. 미혼 가구가 많아지는 요즘엔 후자와 같은 경우가 갈수록 증가할 텐데 제도가 따라가질 못하니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하여튼 영화도 좋았지만 근래에 손수현 배우가 보여준 독립영화 속 다양한 캐릭터가 이곳에서도 빛을 발한 것 같습니다.
공감을 눌러주시면 포스팅을 올리는 데에 큰 힘이 됩니다😊👍
'일상 > 보고듣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슐랭 메인디쉬를 간장 종지에 내놓기 - 영화 '사흘' 후기 (0) | 2024.11.19 |
---|---|
수능이 끝난 오늘, 우리 모두가 봐야 하는 영화 '연소일기' (7) | 2024.11.14 |
2024 서울 카페쇼 in 코엑스 후기 (1) | 2024.11.09 |
생각이 조급하게 바뀔지라도 - 영화 '최소한의 선의' 후기 (5) | 2024.11.07 |
2024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 영화 '타츠미' (0) | 2024.07.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