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다라임입니다.
오늘은 영화 '사흘'을 보고 왔습니다.
사실 길게 쓸 말이 없어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야겠어요. 하하...
딸의 죽음에 만약 내 책임이 있다면
영화 '사흘'은 승도(박신양 역)가 자신의 딸인 소미(이레 역)의 심장 이식 집도 후에 벌어진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심장을 이식한 후부터 소미는 완전히 딴사람이 됐습니다. 흔한 말로 '귀신 들렸다'라고 할 정도로요. 가족을 공격하고 폭언을 쏟아붓다가 갑자기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울먹이죠. 이런 매일이 반복되는 가운데 가족들은 지쳐가고, 어머니의 종교를 따라 구마의식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신부 해신(이민기 역)이 구마의식을 끝냈을 때, 갑작스레 사망합니다.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끝이 아니었던 거죠.
소미의 죽음을 믿을 수 없었던 승도는 현실을 부정합니다. 아마도 실력 좋은 흉부외과 의사인 그가 집도한 딸의 수술에 문제가 있을 거라곤 상상도 하고 싶지 않았을 거예요. 그럼 마치 자신이 소미를 죽인 것처럼 되어버리니까요. 반쯤 정신을 놓은 채 장례를 치르려는데, 곳곳에서 소미가 보이는 것만 같습니다. 마치 자신의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듯이요. 사방에서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지만 승도는 소미의 죽음이 예사롭지 않다 여기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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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관한 제 감상은 소제목 그대로입니다. 박신양 배우의 연기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다만 이 조악한 각본과 너무 올드한 촬영 기법, 편집 속에서 혼신을 다하니 오히려 그가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에구, 이 난장판에서 뭘 그렇게 열심히 하세요- 소리가 절로 나온달까요.
거기다 메인 스토리와 크게 관련 없음에도 신부 해신에게 너무 많은 서사를 부여하기 위해 스토리를 붙여주다 보니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흘러갑니다. 어떤 장면에선 소미가 나왔다가 또 어떤 장면에선 해신의 이야기가 나왔다가. 그의 이야기는 아예 보여주지 말든가, 혹은 짧지만 제대로 맥락을 읽을 수 있게 한 번만 보여주는 게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해신의 이야기 때문에 더 정신없었어요.
영화 내용 초반에 해신이 악마에 대해 말하며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합니다. 사실 그 문장이 나온 순간 영화가 끝난 거라고 봅니다. 관객은 '아니 왜 그걸 안 하고 저러고 있어?'라는 생각밖에 안 하게 되거든요.
조악한 스토리와 너무 정신없는 편집물 속에서 박신양 배우의 연기만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연기 차력쇼로도 끌고 갈 수 없는 작품도 있단 걸 이렇게 알려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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