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렬히 사랑하기에 내린 결심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을 보고 왔습니다. 이 영화는 개봉 이전부터 칸에서 감독상을 수상하여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죠?
거기에 배우 탕웨이와 박해일의 연기 합이 어떨지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은 이번에도 류성희 미술감독과 얼마나 아름다운 미장센을 그려냈을지도 기대했고요.
산 정상에서 추락한 한 남자의 변사 사건. 담당 형사 '해준'(박해일)은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와 마주하게 된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남편의 죽음 앞에서 특별한 동요를 보이지 않는 '서래'. 경찰은 보통의 유가족과는 다른 '서래'를 용의선상에 올린다. '해준'은 사건 당일의 알리바이 탐문과 신문, 잠복수사를 통해 '서래'를 알아가면서 그녀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느낀다.
한편, 좀처럼 속을 짐작하기 어려운 '서래'는 상대가 자신을 의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해준'을 대하는데…. 진심을 숨기는 용의자 용의자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는 형사.
그들의 <헤어질 결심>
영화의 공식 소개는 이러합니다.
형사 '해준' 역할을 맡은 박해일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옆의 후배가 서래(탕웨이 역)의 '마침내' 등의 표현에 반감을 드러내며 서래를 의심할 때도 증거를 기반으로 한 수사를 위해 애쓰죠. 일단 서래가 한국어에 서툰 외국인이니까요.
그런 과정 속에서 이어지는 긴장감과 서래가 남기는 미묘한 의문점, 해결되는 듯하지만 자꾸만 등 뒤로 남는 불쾌감이 우리를 자극합니다.
박찬욱의 차기작은 멜로 영화다.
서래가 정말 남편을 죽였는지도 중요하지만 이 영화는 놀랍게도 멜로영화 아니겠습니까 ^.^?
영화는 대부분 해준의 시점에서 흘러갑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해준의 감정에는 어느 정도의 이해심을 가지고, 동요도 합니다. 또한 그와 같은 시선에서 서래의 모든 행동과 말에 의심을 품고 바라보게 됩니다. 그녀가 가진 진심은 무엇일지를 계속 생각하게 되죠.
그리고 서래의 표현대로, 마침내. 서래의 감정과 행동의 이유를 알게 된 관객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카메라 앵글과 투영을 통한 장면들을 좋아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또 류성희 미술감독과 합이 잘 맞는 만큼 눈에 들어오는 장면도 많았어요. 그리고 어느 순간부턴 서래에게서 해준의 행동이 보이는 연출도 정말 좋았습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장르가 멜로인 거겠죠🤣
이 멜로 영화의 제목이 어째서 헤어질 결심인 건지 극장에서 꼭 확인해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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