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2 '문신을 한 신부님' 후기
코로나19로 인해 온 나라의 분위기가 흉흉하다. 소비는 위축되다 못해 얼어붙었다.
나 역시 자주 가던 극장에 쉬이 발을 들일 수가 없었다. 누가 다녀갔는지, 누구와 함께 보고 있는지 알 수 없으니까.
하지만 계속 이런 식으로 좋은 영화들을 스크린에서 보지 못한 채 VOD만 기다릴 순 없었다.
결국 이번 달부턴 다시 극장에 가기로 마음 먹었고,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웃프다, 진짜.
이제 영화에 대한 후기를 써볼까? 내용은 적지 않겠다.
문신을 한 신부님은 2019년 제작, 얀 코마사 감독, 바르토시 비엘레니아와 알렉산드라 코니에치나 주연의 영화이다.
나는 어떤 영화를 볼지 결정할 때
- 로코가 아닐 것
- 시간이 맞을 것
이 두 가지만 보고 결정한다. 어느 나라의 영화인지, 대충 내용이 무엇인지는 찾아보지 않는 편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온 뒤에야 아, 이런 영화였구나, 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문신을 한 신부님도 그랬다. 언어적 지식이 부족한 나는 처음 영화 제목이 뜰 때, 동유럽쪽인가? 이슬람이 아닌 국가가 어디지? 라는 생각부터 했다. 나중에 아는 단어가 나온 뒤에야 폴란드란 걸 알았다. 심지어 폴란드는 독실한 가톨릭이 많은 나라가 아닌가. 무식이 이렇게 해롭다...
영화를 다 보고 나온 뒤에 배우의 인터뷰 영상을 찾아보았다. 바르토시는 '거짓말로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는 것이 가능할 지에 관한 스토리이다'라고 말했다. 그 의견에 공감하는 바이다.
또한 거짓으로 다듬어놓은 균형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된다. 범법을 저지른 다니엘이 신부복을 입고서 행한 일들은 어떻게 평가받을 수 있을까. 입고 있는 옷이 전부라고 할 수 있을까?
축복합니다.
몇 글자 되지 않는 말의 무게에 대해 이 후기를 쓰는 지금도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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