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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보고듣고

우리한테는 네가 외계인이지 - 영화 '외계+인 1부' 리뷰

by 바다라임 2022. 7. 21.

최동훈 감독의 SF 블록버스터라고?

 

말맛이 좋다는 평으로 유명한 감독이 있습니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암살, 도둑들, 전우치. 심지어 이 작품 중 두 작품은 천만 관객을 동원했네요.

이 주인공은 바로 최동훈 감독입니다. 어떤 순간에는 읊조리는 것 같이 말하는 대사를, 또 어떤 순간엔 적당히 허를 찌르면서도 가벼운 드립처럼 툭 떨어지는 대사를. 최동훈 감독이 각본까지 함께한 작품들은 대부분 이러합니다.

그런 최동훈 감독이 무려 2부를 한 번에 촬영한 SF 블록버스터를 들고 극장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출연진이 화려한 거야 당연한 일이고, 이 감독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많은 관객들이 극장으로 향할 것 같은데요. 저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럼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1부가 어땠는지 저의 개인적인 리뷰를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전에! 영화 소개를 보고 갈까요?

 

2022년 현재, ‘가드’(김우빈)’와 ‘썬더’는 인간의 몸에 가두어진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며 지구에 살고 있다. 어느 날, 서울 상공에 우주선이 나타나고 형사 ‘문도석’(소지섭)은 기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는데.. 한편, 630년 전 고려에선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과 천둥 쏘는 처자 ‘이안’(김태리)이 엄청난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속고 속이는 가운데 신검의 비밀을 찾는 두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 가면 속의 ‘자장’(김의성)도 신검 쟁탈전에 나선다. 그리고 우주선이 깊은 계곡에서 빛을 내며 떠오르는데… 2022년 인간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1391년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 시간의 문이 열리고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영회 외계+인 1부의 포스터

 

* 해당 리뷰에는 다수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말맛은 여전했다!

 

말맛만 여전했을까요. 전 모든 캐릭터가 아주 좋았습니다. 어떤 면에선 뻔하다고 할 수 있는 캐릭터도 있습니다만, 아는 게 더 재미있다는 말도 있잖아요.

 

많은 분들이 이 영화, 저 영화, 그 영화 등등 많은 걸 섞어놓은 것 같다는 평을 하시더라고요.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에일리언이 투명도 60%쯤으로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아이언맨이 잠시 보였다가 엑시트? 어라라 근데 갑자기 테넷으로 넘어가나?

하지만 각 소재마다 유명한 영화가 있어서 그렇지, 모두 그 영화에서 따왔다! 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마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실 듯해요.

 

일단 외계인이 지구인에게 죄수를 집어넣고 관리한다는 내용 치고는 허술한 부분이 있긴 합니다. 소멸이라는 위험성 제로의 방법도 있으니까요. 외계 행성에도 그들만의 권리가 있기 때문이겠죠 😂? 이 방법을 수백년에 걸쳐서 해온 이들 치고는 발전이 없단 생각도 듭니다. 외계 행성을 넘나들고 지구인의 뇌에 죄수를 가둬놓을 기술은 있지만 탈옥을 막을 방법은 인간의 시간으로 수백 년이 지났음에도 왜 발전하지 못했나 싶긴 해요. 물론 이건 시간의 흐름이 상대적일수도 있단 가정으로 넘어가면 되겠지요.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전 최동훈 감독은 역시 대사로 캐릭터를 잘 쓰는 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그 대사를 살리는 배우가 염정아, 조우진이라면 의심할 필요조차 없겠죠. 염정아는 정말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을 여러모로 재미있게 만들어줍니다. 웃긴 연기도 그렇지만, 그 캐릭터를 저렇게까지 존재감이 크게 만들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될까 싶을 정도예요. 최동훈 감독이 염정아 배우를 좋아하는 데엔 다 이유가 있구나 싶었어요.

 

그리고 처음부터 우리의 신경을 긁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류준열 배우죠. 도사는 도사인데, 얘 뭐지? 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만듭니다. 중간부턴 어느 정도 예상이 가지만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데엔 배우의 역할이 참 크다고 생각해요.

 

언제나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김태리 배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김태리 배우가 누군지는 알겠는데, 그래서 왜? 라는 의문을 연기 하나로 잘 끌고 갑니다. 특히 전 표정이 너무 좋더라구요! 출연한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지만 눈썹이나 입가를 정말 잘 쓰는 것 같아요.

 

 

 

이러저러하니까, 이 영화는 보지 마세요! 가 위험한 이유

 

우리는 모두 쳇바퀴 같은 비슷한 하루를 산다지만, 모두의 삶이 다 같을 순 없습니다. 너무 당연한 말이죠. 그렇담 그 하루, 몇 달, 일 년이 모인 삶이 응축된 생각과 경험은 더욱더 다를 것입니다. 그건 우리 각자의 가치관에도 녹아들어 하나의 작품을 보고도 수많은 평을 내놓게끔 만들기도 하죠.

 

저는 그렇기에 '이 영화를 보고 왔는데, 이러쿵저러쿵 하더라. 절대 보지 마라' 라는 리뷰를 극도로 싫어합니다. 보지 마라고 할 수 있는 건 윤리적으로 심각하게 문제가 되는 경우를 제외하곤 리뷰에 붙이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 나는 정말 재미있었다고 해서 남이 재미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듯, 나에게 최악이 영화가 남에게도 최악일 순 없기 때문입니다. 써놓고 보니 정말 당연한 말들 뿐이죠?

 

그런데도 요즘은 손톱만큼이라도 루즈한 부분이 있다거나, 뭔가를 자극받거나, '왜 저래?'라는 생각이 단 한 번이라도 들었다면 인터넷에 열심히 최악이다, 보지 말라는 말을 쓰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읽어보면 이거 때문에 보지 말라고 한 건가, 싶어서 허탈해질 때도 많네요.

 

이 영화도 그렇습니다. 편집이 조금 조잡하다는 느낌이 들긴 해요. 타임라인에 대한 편집이 조금 아쉽거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야, 이거 진짜 노잼이니까 보지 마라! 라고 할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이런 영화의 한국판을 정말 바랐을 테니까요.

 

또 2부도 있다고 하잖아요 ^.^? 그 결말이 예상된다 하더라도 전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정도의 감독이 아니면 이런 류의 영화에 투자조차 들어가지 않을 것 같기도 해요ㅠ.ㅠㅋㅋㅋ

 

아쉬울 순 있으나, 2부까지 보고 판단하는 게 좋겠단 게 제 생각입니다. 내년까지 열심히 편집 및 CG 작업을 하실 스태프 분들의 노고에 미리 박수를!

 

일단 화면상 즐거운 요소가 많으니 일반관보다는 스크린 사이즈가 좀 큰 관에서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다음 주는 문화가 있는 수요일이니까 저렴하게 보시는 것도 추천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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