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영화 후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바다라임입니다.
얼마 전, 극장에 갔다가 영화 '클로즈'를 보고 왔습니다.
메인 예고편부터 시선을 끌었던 터라 시간이 맞아서 예매했어요.
우선 영화의 공식 소개부터 볼까요?

서로가 세상의 전부였던 레오와 레미는 친구들에게 관계를 의심받기 시작한다. 이후 낯선 시선이 두려워진 레오는 레미와 거리를 두고, 홀로 남겨진 레미는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빠져들고 만다. 점차 균열이 깊어져 가던 어느 날, 레오는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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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레오와 레미의 우정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말도 안 되는 설정으로 놀이를 하고, 원예 사업을 하시는 레오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꽃밭을 뛰노는 그림 속에서 우린 아직 어린 아이들의 해맑음을 느끼죠.
레오는 어머니에게 집에도 좀 오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레미와 잘 놀고, 그의 집에서 자고 오기도 합니다. 둘은 그만큼 친한 사이죠. 침대에 나란히 누워 서로의 앞날에 대해 이야기하며, 레오는 레미를 영원히 응원하겠단 뜻을 보입니다.
이런 관계의 변화는 두 사람의 중학교 입학과 함께 벌어집니다. 또래보다 조금 조숙한 여자애들과 거친 남학생들 사이에서 유순한 편인 레오와 레미는 유독 튀거든요.
며칠만에 듣는단 소리가 너희 사귀냐는 질문. 남학생들은 게이같단 말을 비하의 의도로 사용합니다.
그런 폭력적인 상황에서 레오는 레미와 점점 멀어지게 되고, 기어이 두 사람은 주먹질까지 하고 맙니다.
둘도 없는 형제처럼 꼭 붙어만 있던 레오와 레미는 결국 다신 함께할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리죠.
상실의 사건을 성장의 계기로 쉽게 소비하지 않는다 - 이동진 평론가
왓챠에 이동진 평론가가 남긴 한줄 코멘트입니다. 제가 클로즈를 보고 든 생각과 같았어요.
레미라는 캐릭터가 레오의 정신적 성숙도를 위해 사용됐다는 느낌이 아주 강했거든요.
또 사춘기를 맞이한 청소년들의 관계성이나 감정의 동요를 잠시 비춰주며 레오의 변화에만 집중하니 레미에 대해선 너무 설명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의 선택이 너무 급진적으로 느껴졌구요.
두 사람의 틀어짐 이후를 좀 더 다루기라도 했다면 이렇게 아쉽진 않았을 것 같아요. 레오를 중점으로만 서술하려 하니 우성의 상실로 성장하는 불쾌한 캐릭터가 되어버립니다.
마지막 부분에선 '프리다의 그 해 여름'이 생각나지만 프리다는 훨씬 어렸기에 이 아이들과는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죠. 그래서 더욱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만 있진 않았어요.
초반의 꽃밭을 달리는 장면과 레오가 달리는 장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자전거 씬 등은 두 사람의 관계를 잘 보여줬습니다. 전 자전거 타는 씬이 정말 좋았거든요. 그 장면이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말해주는 게 아주 많아서 더 좋았습니다.
또 상실을 대하는 사회의 방식과 가족의 사랑 등은 보는 내내 우리는 어떤가 싶었습니다..
슬픈 일은 나누면 반이 된다면서, 정작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우리 사회는 충분히 슬퍼하고 또 반이 될 때까지 나누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영화에 대한 아쉬움과는 별개로 레미와 레오 역할의 두 배우의 연기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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