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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보고듣고

나 이런 영화 좋아했구나 - 영화 '킬링로맨스'후기

by 바다라임 2023. 5. 24.

 

내 영화 취향은 어디로 가는가

 

* 해당 후기에는 영화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점 유의하세요.

 

 

안녕하세요. 바다라임입니다.

오늘은 영화 후기를 들고 왔습니다. 여러모로(?) 화제가 되고 있는 킬링로맨스 후기 입니다!

 

4월 초, 영화관에 갔다가 킬링로맨스의 광고를 봤습니다. 저건 완벽하게 내 취향이거나 혹은 극불호 영화겠구나 싶었죠.

시간이 마침 딱 맞기에 이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제 취향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 후기는 극호 필터를 씌운 후기임을 미리 밝힙니다. 중립적인 후기를 원하는 분들은 어서 백스텝 밟으시길.

 

 

 

대재앙 같은 발연기로 국민 조롱거리로 전락한 톱스타 ‘여래’(이하늬).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떠난 남태평양 ‘콸라’섬에서 운명처럼 자신을 구해준 재벌 ‘조나단’(이선균)을 만나 결혼을 하고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돌연 은퇴를 선언한다. 한편, 서울대가 당연한 집안에서 홀로 고독한 입시 싸움 중인 4수생 ‘범우’(공명)는 한때 자신의 최애였던 여래가 옆집에 이사온 것을 알게 되고 날마다 옥상에서 단독 팬미팅(?)을 여는 호사를 누린다. 그러던 어느 날 조나단의 사업 확장을 위한 인형 역할에 지친 여래는 완벽한 스크린 컴백을 위해 범우에게 SOS를 보내게 되고 이들은 여래의 인생을 되찾기 위한 죽여주는 계획을 함께 모의하는데…

네이버 영화 정보

 

이 영화는 시작부터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를 미리 말해줍니다. 언어 그대로 말도 안 되는 설정들이 난무하죠.

관객인 전 '그래, 어디까지 가나 보자'의 마음으로 지켜봅니다. 하지만 이원석 감독은 그 '어디까지'엔 한계가 없다는 걸 영화로 말해주죠. 😅

영화 소개로 보셨듯 여래( 이하늬 역)는 스타였지만 발연기로 떠내려간 인물입니다. 조롱이 늘 그녀의 곁에 함께였죠. 심신의 안정을 위해 떠난 여행지 '콸라섬'에서 조나단 나( 이선균 역), 일명 존나를 만나 결혼까지 골인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아주 짧게 나온데다가 웃긴 구성으로 이뤄져있지만, 많은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여래의 발연기를 감싸려는 건 아니지만😅 악플과 조롱은 늘 연예인의 곁에 머물러 있으니까요. 초대하지 않은 손님이죠.

그런 환경을 벗어나고자 한 곳이 하필 콸라섬인 건 안타깝지만, 어차피 멘탈이 다 갈려나간 시점에서 멀쩡한 인물이 눈에 들어올까요? 만나봤자 존나일 뿐이죠. 흐엉엉.

 

행복으로 포장만 그럴싸하게 한 결혼생활 후 한국으로 돌아온 여래의 삶이 좋을 리 없습니다. 영화에선 최대한 폭력적인 연출을 자제한 흔적이 느껴지지만 냉정하게 보자면 가정폭력을 당한 피해자일 뿐이죠.

그런 여래의 눈앞에 자신의 팬클럽 여래바래 의 회원이었던 범우( 공명 역)가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 범우도 보통 캐릭터가 아닙니다. 온 가족이 서울대생입니다. 범우는 온 가족이 서울대 티셔츠를 입은 와중에 혼자 그저 그런 회색 티를 입고 가족사진 촬영에 함께한 인물입니다. 그냥 입학만 한 게 아니라 누나들은 서울대를 가지 못한 범우를 창피해하고, 어머니는 올해엔 가겠지! 라며 이 사수생에게 압박 아닌 압박을 가합니다. 하지만 그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해요. 모의고사에서 2번과 3번을 두고 고민하지만 답은 4번이었단 장면 하나로 설명 완료입니다.

 

이런 범우는 여래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알게 된 후 존나에게서 여래를 구해내는 작전을 짜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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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난 이런 영화를 원했나 보다

 

 

킬링로맨스 를 보는 내내 전 이거 진짜 골때린다, 라고 생각하며 킬킬거렸어요. 제 앞에 앉아계시던 분도 마찬가지였죠. 뒤에 있던 분은 친구와 함께 난 이거 너무 재미있는데? 라시며 극장을 나가셨습니다.

 

영화 내낸 H.O.T.의 행복과 비의 레이니즘-여기선 여래이즘이지만-이 흘러나옵니다. 영화는 행복과 여래이즘의 대결이거든요. 행복을 부르는 조나단이 여래의 행복을 방해하고 있다는 게 조금 웃기긴 하지만요.

 

시종일관 진중함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고, 어떻게 진행하면 관객들 예상에서 한끗이라도 더 벗어날 수 있을지만 연구한 킬링로맨스

 

전 그렇기에 이 영화가 좋았습니다. 근래에 자꾸 영화 한 편에서도 대단한 뜻을 찾고 숨겨진 엄청난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하며, 여타 다른 예술 작품의 레퍼런스를 적당히 섞어놔서 그 영화를 보는 내가 알아볼 수 있어야만 한다는 트렌드가 너무 피곤했거든요.

 

거기다 피가 낭자하지 않고, 그놈의 ㅅㅂ소리 안 나오고 (물론,, 이름의 준말이 존나이긴 하지만 이 정도는 애교로 넘어갑시다), 마약이니 칼질이니 하는 거 안 나오는 한국식 오락 영화 좀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영화 올빼미도 재미있게 봤고, 리바운드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배우들은 촬영한 뒤에 후시녹음을 하면서 '내가 어쩌자고 이걸 찍었나' 했다지만 🤣🤣 저는 정말 즐겁게 봤습니다. 빵빵 터지는 웃음까진 아니었어도 시작부터 골 때리는 마음으로 킬킬거리며 한국 영화를 본 게 오랜만이라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이상 영화 킬링로맨스 를 재미있게 본 사람의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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