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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보고듣고

성체가 되는 걸 실패한 건지, 아직도 때가 아닌 건지 - 영화 '메이 디셈버' 후기

by 바다라임 2024. 3. 23.

* 해당 후기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을 미리 알립니다.

 

 

탈피에 실패한 건지, 아직도 때가 아닌 건지

 

 

     안녕하세요. 바다라임입니다.

     요즘 극장에서 아카데미 특별전을 하고 있길래 몇몇 작품을 봤습니다. 그중 흥미롭게 본 영화 후기를 남겨보려 합니다. 나탈리 포트만, 줄리안 무어가 주연인 '메이 디셈버' 입니다.

     해당 작품은 영화 '캐롤'의 감독으로도 유명헌 토드 헤인즈가 감독으로 제작에 참여하여 공개되기 전부터 많은 이목을 끌었죠. 극이 나아가는 방향과 배우들의 틈 없는 연기가 우리를 압박하듯 몰아붙이는 영화였습니다.

 

 

영화 '메이 디셈버' 포스터

메소드 연기를 위한 준비

 

     엘리자베스(나탈리 포트만 역)은 실화 바탕의 영화 준비를 위해 주인공들에게 찾아갑니다. 그들과는 미리 합의가 됐는지 가볍게 인사하죠. 바로 그레이시(줄리안 무어)와 조(찰스 멜튼)입니다. 그들은 겉보기에도 나이차이가 굉장해 보입니다. 나중에야 우리는 엘리자베스와 이웃 주민의 대화를 통해 이들이 보통의 과정을 통해 이뤄진 커플이 아님을 알게 되죠.

 

     결혼한 상태에서 미성년자인 조를 만나 아이를 가진 그레이시는 수감 중에 그의 아이를 낳습니다. 나온 뒤에 두 사람은 가정을 이루죠. 그렇게 다른 자녀를 낳으며 여태 살아온 겁니다. 그 과정을 영화에 담아 그레이시의 역할을 맡을 엘리자베스는 스펀지처럼 그녀를 흡수합니다. 눈짓, 입매, 말할 때의 습관, 바르는 화장품까지. 엘리자베스는 그렇게 그레이시가 되어감과 동시에 좀 더 확실한 연기를 위하여 이들 주변을 살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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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체 유지를 위해 인간의 도움이 필요한 나비

 

     조는 벌레들을 돌봅니다. 은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 벌레들을 돌보는 게 취미죠. 인간의 도움으로 개체 보존이 필요한 나비의 알부터 애벌레, 성체가 될 때까지 지극정성으로 돌봅니다. 고치를 틀어 번데기가 된 애벌레가 성공적으로 나비가 되자 존은 조심스레 바깥에 나가 그 나비를 날려보냅니다. 한참을 그러고 있는 그를 불러 정신이 들게 만드는 건 조와 그레이스 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부름이죠. 아빠, 하는 그 목소리.

 

     이 장면은 은유랄 것도 없이 조에게 벌어졌던 일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 끝이 같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조는 날아가는 나비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메이 디셈버
“왜 날 연기하고 싶어요?” “전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가 좋아요”  신문 1면을 장식하며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충격적인 로맨스의 주인공들인 ‘그레이시’(줄리안 무어)와 그보다 23살 어린 남편 ‘조’(찰스 멜튼).  20여 년이 흐른 어느 날, 영화에서 그레이시를 연기하게 된 인기 배우 ‘엘리자베스’(나탈리 포트만)가 캐릭터 연구를 위해 그들의 집에 머물게 된다.  부부의 일상과 사랑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엘리자베스의 시선과 과거의 진실을 파헤치는 그의 잇따른 질문들이 세 사람 사이에 균열을 가져오는데...
평점
-
감독
토드 헤인즈
출연
나탈리 포트만, 줄리안 무어, 찰스 멜튼, 코리 마이클 스미스, 파이퍼 쿠르다, 조슬린 셸포, D. W. 모펏, 드류 샤이드, 엘리자베스 유, 안드레아 프랭클, 켈빈 한 이, 알리 맥컬록, 한스 오브마, 찰스 그린, 헤일리 위스트, 로렌스 아란시오, 줄리 아이비

 

영화에서 실화로 다뤄진 이야기가 진짜였다니

 

     이 영화는 '실화를 다루기 위한 영화를 준비하는 스토리'입니다. 그러니까 실화를 영화화 하기 위해서 그 이야기 속 주인공의 허락을 구하고 그들 곁에 서게 되죠. 그런데 이 영화 속 실화가 진짜 실화였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걸 영화화하면서 당사자들에게 허락을 받지 않았단 겁니다. 충격적인 내용이라 매체에서 다뤄졌을 지언정, 당연히 사생활의 영역이니 당연히 당사자들의 허락을 구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단 걸 알고 정말 충격을 받았네요. 보통 내용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어쩌면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질 기회가 영영 날아가버린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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