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따금 하던 일을 멈추고 삶의 방향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생각한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러겠지.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어느 날엔 힘들다고 좀 징징거리고 또 어떤 날엔 할 일이 있음에 감사하며 산다.
그러다 어느 날, 지금 난 맞는 길로 가는 게 아닌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밝힌 적은 없지만 회사도 다녀보고 이젠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데 그 분야를 좀 바꿔야 할 때가 됐다고 느낀 거다.
이 일에 비전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내가 잘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더라. 그냥저냥... 못하는 것도 아닌데 썩 잘하는 것도 아닌 상태가 지속됐는데 차마 포기할 수 없어서 계속 붙잡고 있었다.
완전히 다른 일을 하는 건 아니고 비슷한 결의 일이지만 새롭게 배워야 할 게 많아서 엄두를 못 내고 있었는데 등산 글에서 잠깐 썼듯이 8월에 일이 좀 많았다. 그때 겸사겸사 안식월을 가지며 가족을 돌보고, 내 상태도 확인했다. 오늘의 내 위치, 1년 전의 내 위치, 2년 전의 내 위치.
거기다 시장 상황이 좀 변하면서 저변을 좀 넓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전부터 관심있었던 분야의 일도 받기 시작하는 게 좋겠단 판단이 들었지만 어디 일이 내 생각대로 팍팍 들어올 리 있겠나. 쉬면서 친구들을 만나고 업계 사람도 만나면서 이야기도 좀 듣고. 그렇게 9월부터 낯선 분야도 계약하여 업무를 진행했다.
10월 말쯤에 일한 걸 보내고 피드백이 오길 기다리는 매일이 긴장된다. 마치 이 일을 처음 했을 때처럼. 기분 나쁜 긴장감이나 스트레스까지는 아니고 적ㄷ당히 정신 들게 만드는 그 정도? 물론 피드백이 오면 두 다리 덜덜 떨어가며 손톱 물어뜯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ㅠㅠ
그래도 바꿔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일은 내 시야와 경험을 넓혀주니까. 사람도 고여있으면 상한다. 그러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애써야겠지.
하다 보면 뭐든 되어 있을 거다. 그게 내가 꿈꾸던 모습이든 아니든 내가 나인 걸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쩔 것인가. 내 삶의 결과가 곧 내 모습인 걸 모르지 않으니 오늘도 벅뚜벅뚜 나아간다.... 앞으로 가고 있는 거 맞나 싶어도 ㅠㅠ
주말이라 센치해진 김에 쓴 일기. 월요일인 내일도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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