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각종 커뮤니티에서 퍼진 게임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피크민.
닌텐도 사의 게임으로 마치 포켓몬GO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하는 게임이다.
출시한 지도 꽤 되었는데 맹하지만 그게 또 귀여운 피크민들의 모션에 관심이 쏠리면서 이제야 한국에도 붐이 온 듯했다.
나도 모르고 있다가 친구가 한 번 해보자고 해서 시작했는데, 이게 웬걸.
걷기와 뛰기, 등산이 취미가 되어버린 내게 이렇게 딱 맞는 게임이 또 있겠나. 미친듯이 꽃을 심고 모종을 구하러 다니고.
피크민들이 열심히 버섯 패서 아이템을 얻어오게끔 정수도 먹여가던 그 때. 드디어 이 땅에도 피크민 붐이 일었다. 맙소사, 특별한 정수를 얻을 수 있는 버섯을 패야 하는데 내 자리가 나질 않는다.
입소문을 타기 바로 직전에 게임을 깔았던 나는 초반엔 원하는 버섯을 패는 것도 쉬웠는데 인기가 피크를 찍을 즈음엔 그게 너무 힘들어져서 새벽을 노리기도 했었다. 이젠 좀 덜하지만.
설령 금방 질릴지라도 유행하는 건 한 번 해봐야 하고, 한 번 시작한 이상 원하는 만큼 키우기 전까지 최적의 효율을 따라가는 한국인다웠달까.
이게 나쁘단 것은 절대 아니다. 오해 마시라. 그게 게임이든 뭐든 간에 해 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은 다르니까.
어쨌든. 크게 개인적인 연은 없지만 친구의 친구라서 이름만 알고 있다든가 하는 사람들을 버섯 패러 가서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게 누군지 듣고 나면 친구 추가도 해놓고, 도움이 필요할 때 요청 보내고, 받고. 일상에선 하기 어려운 걸 게임을 통해 하고 있는 느낌.
거기다 엽서를 보낼 수도 있어서 종종 특이하거나 웃긴 것, 예쁜 엽서를 모아뒀다가 게임 내의 친구들에게 보낸다.
특히 가까운 사람들에겐 웃긴 것 위주로 보내는데, 다들 내게 눈에 불을 켜고 웃긴 엽서만 찾으러 다니냐고 한 소리 할 정도로 집착을 갖고 있다. ㅋㅋㅋㅋ
과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나는 가깝지 않은 이들과 연결된 작은 실이 느껴졌다. 대단한 힘으로 이어진 건 아닌데 끊어버리기엔 제법 장력이 느껴지는 정도로 ㅎㅎ
오늘도 버섯 3회 다 팼고, 파랑 국화를 열심히 심고 왔다.
친구에게 보낼 웃긴 엽서, 친구의 친구에게 보낼 예쁜 엽서 😂😂도 구해왔다.
난 부디 이 유행이 오래갔으면 좋겠다. 방방곡곡의 기념비 적인 엽서를 모두에게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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